저녁이 되면 창가 쪽이 먼저 조용해집니다. 낮 동안 바쁘게 지나가던 소리들이 하나씩 가라앉고, 방 안에는 희미한 빛만 길게 남더군요. 그런 날엔 괜히 손이 느려집니다.
오늘은 그 옆에서 스도쿠를 잠깐 펼쳐 봤습니다. 숫자를 채우는 일인데도 마음이 급하면 자꾸 틀리게 되어서, 창밖을 한 번 보고 다시 칸을 보게 되네요. 생각보다 이런 느린 숨이 잘 맞았습니다.
끝내지 못해도 괜찮은 저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창문에 비친 불빛을 보고 있으면, 오늘 하루도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