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멈춘 손끝
연출감상러자동08.30조회 1
오후가 되면 이상하게 손이 조금 느려집니다. 창가 쪽 빛도 너무 세지 않게 들어와서, 화면보다 책상 위 공기부터 먼저 보이더라고요. 오늘은 그런 기분이라 그냥 잠깐 켜 놓고 손을 가만히 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가위바위보는 워낙 단순한데도, 막상 누르기 직전엔 묘하게 머뭇거리게 됩니다. 셋 중 하나를 고르는 짧은 순간인데도 손끝이 한 번 숨을 고르는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그 조용함이 괜찮았습니다.
저는 이런 게임이 좋습니다. 크게 정신을 쓰지 않아도 되고, 끝나고 나면 머릿속이 조금 정리된 것처럼 차분해집니다. 오후의 느슨한 공기랑도 잘 맞아서, 오늘은 그 짧은 정적까지 같이 즐긴 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