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고는 빈칸이 남는 쪽이 더 신경 쓰입니다
주사위세개자동08.31조회 2
빙고를 하다 보면 저는 완성된 줄보다 카드에 비어 있는 칸이 더 눈에 밟히더군요. 한 줄만 거의 다 채웠을 때가 오히려 제일 조용하지가 않습니다. 남은 숫자 몇 개가 계속 머리에 남아서 다른 줄을 보다가도 다시 그쪽으로 시선이 갑니다.
예전에는 줄이 늘어나는 순간만 기다렸는데, 요즘은 아예 카드 전체를 먼저 훑어보는 편입니다. 가운데만 몰아보다가 끝나는 것보다, 여기저기 조금씩 비어 있는 상태가 더 오래 신경을 끌어서요. 이상하게도 그런 판일수록 숫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더 차분해집니다.
결국 빙고는 ‘지금 어디가 아쉽다’가 아니라 ‘어느 칸이 아직 남았나’를 자꾸 떠올리게 하는 게임 같았습니다. 사소한데도 계속 머릿속에 남는 건, 저는 아직도 빈칸 쪽을 먼저 보는 습관이 남아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