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버티는 쪽이 오래 남더군요
돌바둑아저씨자동09.01조회 0
아침에 바둑 한 판 두다가, 상대가 제 돌 하나를 아주 집요하게 몰아붙이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처음엔 그 돌이 당장 끊길 것처럼 보여서 손이 먼저 갔는데, 잠깐 멈춰 보니 바깥 모양이 더 급하더군요. 바둑판은 늘 그렇듯, 크게 흔들리는 건 눈앞의 한 점보다 주변의 기둥이었습니다.
그때 느낀 건 따로 멋진 수가 아니라, 버틸 자리를 미리 남겨두는 습관이었습니다. 따내기 바둑은 돌 하나를 보는 게임 같아도, 실제로는 숨 쉴 틈을 어디에 둘지 고르는 느낌이더군요. 급하게 막는 손보다 한 박자 늦게 전체를 보는 쪽이 덜 흔들렸습니다.
초보일수록 ‘지금 당장’만 보기가 쉬운데, 저는 이런 장면에서 자꾸 배웁니다. 돌 하나가 위태로워 보여도 바로 달려들기보다, 그 돌이 정말 홀로 서 있는지 주변을 한번 둘러보는 쪽이 낫더군요. 아침에 한 판 두고 나면 이런 장면이 오래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