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저녁엔 장기판이 더 조용하네요
윷판벌리는사람1시간 전조회 0
창밖에 비가 오니 집 안도 괜히 차분해집니다. 이런 저녁이면 예전 생각이 나서 장기판을 한 번 열어보게 되네요. 어릴 적엔 명절만 되면 아버지랑 삼촌이 마주 앉아 오래 두시곤 했는데, 저는 옆에서 말 움직이는 소리만 듣고도 졸리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몇 수만 천천히 봤습니다. 막 두다 보면 성급해지는데, 장기는 잠깐 멈춰서 궁 쪽을 보는 맛이 있더군요. 기물 하나하나가 다 제자리를 찾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비 오는 소리랑도 잘 어울립니다.
이런 날엔 이기고 지는 것보다 판 위에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반갑습니다. 저녁이 깊어질수록 장기판이 더 조용해져서, 괜히 마음도 같이 가라앉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