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입니다 — 51년치 절기 1,224개를 세어 봤습니다
핵심 요약 — 24절기는 태양이 황도를 15°씩 지날 때마다 오는 날이라 양력입니다. 2000
2050년 절기 1,224개를 한국 표준시로 계산해 보니 24개 중 23개가 양력 이틀 안에 들었습니다(한로만 사흘). 같은 절기를 음력으로 적으면 2632가지 날짜로 흩어집니다. 입춘은 양력으로 늘 2월 3일 또는 4일인데 음력으로는 12월 16일부터 1월 14일까지 한 달을 오갑니다. 절기 간격은 겨울 14일 17시간, 여름 15일 17시간으로 하루 차이가 납니다.
"절기는 음력 아닌가요?"
동지에 팥죽을 먹고, 입춘에 입춘첩을 붙이고, 경칩이면 개구리가 깬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설·추석과 함께 전해 내려오다 보니 절기도 음력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달력을 몇 해 치 넘겨 보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설날은 1월 말에서 2월 중순 사이를 오가는데, 입춘은 해마다 2월 4일 언저리입니다. 동지도 늘 12월 21일이나 22일이에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절기는 달이 아니라 해를 보고 정합니다. 해를 보고 정하는 달력이 양력이고요.
태양이 15°씩 움직일 때마다 하나
지구에서 보면 태양은 1년 동안 하늘을 한 바퀴(360°) 돕니다. 이 길을 황도라 하고, 춘분점에서부터 잰 각도를 태양 황경이라고 합니다.
- 황경 0° = 춘분, 90° = 하지, 180° = 추분, 270° = 동지
- 그 사이를 15°씩 나눠 이름을 붙인 것이 24절기 (15° × 24 = 360°)
이 글의 절기 시각은 천문 계산 라이브러리(astronomy-engine)로 구해 한국 표준시로 바꾼 값입니다. 슬롯플레이 사주 계산에 쓰는 절입 시각 표와 2000~2050년 12절 612개를 대조해 보니 전부 분 단위까지 같았습니다.
51년 동안 양력 날짜는 거의 그대로
2000년부터 2050년까지 51년, 절기 1,224개가 양력 며칠에 들었는지 세었습니다. 옆 칸에는 같은 절기를 음력으로 적었을 때의 범위를 붙였습니다.
| 절기 | 황경 | 양력 날짜 (51년 중 횟수) | 음력으로는 |
|---|---|---|---|
| 입춘 | 315° | 2월 4일 43 · 3일 8 | 12월 16일 ~ 1월 14일 |
| 우수 | 330° | 2월 19일 32 · 18일 19 | 12월 30일* ~ 1월 29일 |
| 경칩 | 345° | 3월 5일 34 · 6일 17 | 1월 15일 ~ 2월 15일 |
| 춘분 | 0° | 3월 20일 33 · 21일 18 | 2월 1일 ~ 2월 30일 |
| 청명 | 15° | 4월 5일 27 · 4일 24 | 2월 17일 ~ 3월 14일 |
| 곡우 | 30° | 4월 20일 43 · 19일 8 | 3월 1일 ~ 3월 30일 |
| 입하 | 45° | 5월 5일 39 · 6일 12 | 3월 16일 ~ 4월 14일 |
| 소만 | 60° | 5월 21일 40 · 20일 11 | 4월 1일 ~ 4월 29일 |
| 망종 | 75° | 6월 5일 32 · 6일 19 | 4월 16일 ~ 5월 15일 |
| 하지 | 90° | 6월 21일 46 · 22일 5 | 5월 1일 ~ 5월 30일 |
| 소서 | 105° | 7월 7일 44 · 6일 7 | 5월 17일 ~ 6월 13일 |
| 대서 | 120° | 7월 23일 29 · 22일 22 | 6월 1일 ~ 6월 29일 |
| 입추 | 135° | 8월 7일 39 · 8일 12 | 6월 16일 ~ 7월 15일 |
| 처서 | 150° | 8월 23일 44 · 22일 7 | 7월 1일 ~ 7월 30일 |
| 백로 | 165° | 9월 7일 33 · 8일 18 | 7월 16일 ~ 8월 15일 |
| 추분 | 180° | 9월 23일 39 · 22일 12 | 8월 2일 ~ 9월 1일* |
| 한로 | 195° | 10월 8일 47 · 9일 3 · 7일 1 | 8월 17일 ~ 9월 16일 |
| 상강 | 210° | 10월 23일 44 · 24일 7 | 9월 2일 ~ 10월 1일* |
| 입동 | 225° | 11월 7일 43 · 8일 8 | 9월 17일 ~ 10월 16일 |
| 소설 | 240° | 11월 22일 47 · 23일 4 | 10월 1일 ~ 11월 1일* |
| 대설 | 255° | 12월 7일 45 · 6일 6 | 10월 16일 ~ 11월 16일 |
| 동지 | 270° | 12월 22일 32 · 21일 19 | 11월 1일 ~ 11월 30일 |
| 소한 | 285° | 1월 5일 32 · 6일 19 | 11월 16일 ~ 12월 15일 |
| 대한 | 300° | 1월 20일 46 · 21일 5 | 12월 1일 ~ 12월 30일 |
* 음력 2033년 한 해에서만 나온 끝값입니다(아래에서 설명).
양력으로는 23개 절기가 딱 이틀 안에 들고, 한로만 51년 중 한 번 10월 7일로 당겨져 사흘이 됐어요. 음력으로는 모든 절기가 한 달 폭을 오갑니다. 서로 다른 음력 날짜를 세면 절기마다 26~32가지였습니다.
음력으로 보면 한 달을 오갑니다
입춘 하나만 떼어 보겠습니다.
| 연도 | 입춘 (양력) | 입춘 (음력) |
|---|---|---|
| 2024 | 2월 4일 | 12월 25일 |
| 2025 | 2월 3일 | 1월 6일 |
| 2026 | 2월 4일 | 12월 17일 |
| 2027 | 2월 4일 | 12월 28일 |
| 2028 | 2월 4일 | 1월 9일 |
| 2029 | 2월 3일 | 12월 20일 |
| 2030 | 2월 4일 | 1월 2일 |
양력 칸은 3일과 4일뿐인데, 음력 칸은 해마다 열흘 넘게 뛰어다닙니다. 51년 동안 입춘이 음력 12월에 든 해가 25번, 1월에 든 해가 26번으로 거의 반반이었어요. 입춘을 음력 새해 첫머리쯤으로 여기기 쉽지만, 절반은 음력 섣달(12월)에 드는 셈입니다.
그래서 생긴 말 — 쌍춘년과 무춘년
음력 한 해는 354일 안팎이거나, 윤달이 끼면 384일 안팎입니다. 20002050년 음력 해 길이를 세면 354일이 22번, 355일이 10번, 383385일이 19번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음력 한 해 안에 입춘이 두 번 드는 해가 생기고, 한 번도 들지 않는 해도 생깁니다. 민간에서는 앞의 것을 쌍춘년, 뒤의 것을 무춘년이라 불러 왔습니다.
| 음력 해(설날~다음 설 전날) 안의 입춘 | 2000~2050년 |
|---|---|
| 두 번 (쌍춘년) | 19번 |
| 한 번 | 13번 |
| 한 번도 없음 (무춘년) | 19번 |
가까운 예로 2025년 음력 해(2025년 1월 29일~2026년 2월 16일)에는 2025년 2월 3일과 2026년 2월 4일, 입춘이 두 번 들었습니다. 올해 2026년 음력 해에는 2027년 2월 4일 한 번이고, 2027년 음력 해에는 한 번도 없습니다.
쌍춘년에 혼인하면 좋다거나 무춘년은 피하라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속설입니다. 계산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두 달력의 1년 길이가 다르다"는 것 하나예요. 51년 중 37%꼴로 돌아오는, 달력이 만든 현상입니다.
절기 간격은 여름에 길고 겨울에 짧습니다
15°씩 똑같이 나눴으니 절기 사이도 늘 같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 가장 짧은 간격: 동지 → 소한, 평균 14.72일(14일 17시간)
- 가장 긴 간격: 하지 → 소서, 평균 15.73일(15일 17시간)
- 24개 간격 전체 평균 15.22일
겨울과 여름이 하루 넘게(24.2시간) 차이 납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가 약간 찌그러진 타원이라서 그렇습니다. 지구는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1월 초에 가장 빨리 돌고, 가장 멀어지는 7월 초에 가장 느리게 돕니다. 빨리 돌 때는 15°를 금방 지나고, 느리게 돌 때는 오래 걸리지요.
네 계절로 묶으면 더 뚜렷합니다.
| 구간 | 평균 길이 (2000~2050) |
|---|---|
| 춘분 → 하지 | 92.74일 |
| 하지 → 추분 | 93.66일 |
| 추분 → 동지 | 89.86일 |
| 동지 → 춘분 | 88.98일 |
춘분에서 추분까지 186.40일, 추분에서 춘분까지 178.84일. 북반구의 봄·여름 쪽 절반이 7.55일 더 깁니다.
음력이 절기를 빌려 씁니다
재미있는 건 방향이 거꾸로라는 점입니다. 절기가 음력에 속한 게 아니라, 음력이 절기를 빌려 달 이름을 정합니다.
한국 음력에서 달 번호는 그 달에 든 중기(황경 30°의 배수인 절기 — 우수·춘분·곡우… 동지·대한)로 정합니다. 추분이 든 달이 8월, 동지가 든 달이 11월입니다. 중기가 하나도 없는 달은 윤달이 됩니다. 절기 없이는 음력 달 번호조차 매길 수 없는 셈이지요.
그래서 추석(음력 8월 15일)은 늘 추분 언저리에 옵니다. 올해 추분은 9월 23일 오전 9시 6분, 음력으로 8월 13일이고 이틀 뒤가 추석입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계산해 보면 2033년에는 추분이 음력 9월 1일에 듭니다. 이런 해는 동지가 든 달을 11월로 고정하고 윤달을 한 번만 넣는 방식으로 풀고, 그해 윤달은 11월 뒤에 들어갑니다. 표의 별표(*)가 이 한 해에서 나온 값입니다.
양력 날짜도 하루씩은 흔들립니다
양력이라면서 왜 날짜가 하루씩 달라질까요. 1년이 딱 365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절기는 해마다 약 5시간 49분씩 늦게 옵니다. 그러다 윤년에 2월 29일이 끼면 하루가 통째로 당겨지지요. 춘분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 연도 | 춘분 (한국 시각) |
|---|---|
| 2026 | 3월 20일 23:46 |
| 2027 | 3월 21일 05:25 |
| 2028 (윤년) | 3월 20일 11:17 |
밤 11시 46분에 든 춘분이 이듬해엔 자정을 넘겨 21일이 되고, 윤년에 다시 20일로 돌아옵니다. 윤년 규칙이 이 톱니를 어떻게 다듬는지는 윤년 글에서 따로 계산했습니다.
정리하면
- 24절기는 태양 황경 15°마다 오는 날이라 양력입니다
- 2000~2050년 1,224개를 계산하면 23개 절기가 양력 이틀 안, 한로만 사흘
- 같은 절기를 음력으로 적으면 26~32가지 날짜로 흩어집니다 — 입춘은 음력 12월 16일 ~ 1월 14일
- 절기 간격은 동지→소한 14.72일, 하지→소서 15.73일 — 지구 공전 속도 차이
- 음력은 절기(중기)로 달 번호를 정합니다 — 절기가 음력을 받치는 쪽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24절기는 음력인가요, 양력인가요?
양력입니다. 절기는 태양이 황도 위에서 15°씩 이동할 때마다 정해지므로 양력 날짜가 거의 고정됩니다. 2000~2050년을 계산하면 24개 중 23개 절기가 양력 이틀 안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절기를 음력으로 알고 있을까요?
전통 풍습과 함께 전해졌고 음력이 적힌 달력에 절기가 나란히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국 음력은 중기로 달 번호와 윤달을 정하므로 두 체계가 늘 함께 쓰여 왔습니다.
입춘은 음력으로 며칠인가요?
해마다 다릅니다. 2000~2050년에는 음력 12월 16일부터 1월 14일 사이를 오갔고 서로 다른 날짜가 27가지였습니다. 2026년 입춘(2월 4일)은 음력 12월 17일이었습니다. 양력으로는 51년 모두 2월 3일 또는 4일이었습니다.
쌍춘년·무춘년은 무엇인가요?
음력 한 해 안에 입춘이 두 번 들면 쌍춘년, 한 번도 들지 않으면 무춘년이라고 부릅니다. 음력 해의 길이가 354일 안팎이거나 윤달이 끼면 384일 안팎이라 생기는 현상이며, 2000~2050년에는 각각 19번씩 있었습니다. 좋고 나쁨에 대한 이야기는 속설입니다.
절기 간격은 왜 일정하지 않나요?
지구 공전 궤도가 타원이라 1월 초에는 빨리, 7월 초에는 느리게 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지→소한은 평균 14.72일, 하지→소서는 15.73일이 걸립니다. 춘분에서 추분까지도 추분에서 춘분까지보다 7.55일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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