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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 커지면 왜 어려워질까 — 틱택토부터 오목까지

판이 커지면 왜 어려워질까 — 틱택토부터 오목까지

에디터 한결
한결·보드·퍼즐 게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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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경우의 수#AI 대전

핵심 요약 — 틱택토는 판이 작아서 끝까지 다 세어 볼 수 있습니다. 가능한 진행이 255,168가지, 나올 수 있는 국면이 5,478가지뿐입니다. 그런데 칸이 9개에서 42개(사목), 64개(오델로), 81개(바둑 9×9), 225개(오목)로 늘어나면 경우의 수는 자릿수 자체가 달라집니다. 판이 커질수록 "다 계산하기"가 불가능해지고, 그래서 게임마다 AI를 만드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보드게임을 하다 보면 어떤 게임은 몇 판 만에 요령이 잡히는데, 어떤 게임은 아무리 해도 끝이 안 보입니다. 재능 차이일까요? 그보다는 판의 크기가 만드는 차이가 큽니다.

보드게임별 칸 수와 경우의 수 비교

틱택토는 끝까지 다 세어 볼 수 있다

틱택토는 3×3, 아홉 칸입니다. 이 정도면 컴퓨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진행을 다 밟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슬롯플레이의 틱택토 규칙 그대로 전부 세어 봤습니다.

항목
가능한 게임 진행 255,168가지
나올 수 있는 국면 5,478가지
선공이 이기는 진행 131,184가지
후공이 이기는 진행 77,904가지
무승부로 끝나는 진행 46,080가지

25만 가지는 사람에게는 큰 수지만 컴퓨터에게는 순식간입니다. 그래서 틱택토는 "완전히 풀린" 게임입니다. 양쪽이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무승부로 끝난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습니다.

틱택토를 몇 판 하다 보면 금방 지루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사람도 조금만 익히면 지지 않는 방법을 다 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칸이 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칸 하나가 늘어날 때마다 그 칸에 놓일 수 있는 경우가 곱해집니다. 각 칸이 비어 있거나, 내 돌이거나, 상대 돌이라고 하면 칸 수만큼 3을 곱하게 됩니다.

게임 칸 수 첫 수 선택지 배치의 상한(3^칸)
틱택토 9 9개 약 5자리 수
사목 42 7개 약 21자리 수
오델로 64 4개 약 31자리 수
바둑(9×9) 81 81개 약 39자리 수
오목 225 225개 약 108자리 수

칸이 9개에서 225개로 25배 늘었을 뿐인데, 자릿수는 5자리에서 108자리가 됩니다. 이 숫자는 실제 도달 가능한 국면보다 훨씬 크게 잡은 상한이지만, 판이 조금만 커져도 규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충분히 보여 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많다"가 아니라 "다 세는 것이 아예 불가능해진다" 는 점입니다. 틱택토는 25만 가지를 다 밟았지만, 오목은 세상의 모든 컴퓨터를 동원해도 끝까지 셀 수 없습니다.

오델로의 첫 수가 4개뿐인 이유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오델로는 64칸인데 첫 수 선택지가 4개뿐입니다. 사목보다도 적습니다.

오델로는 시작할 때 가운데 네 칸에 돌이 미리 놓여 있고, 상대 돌을 뒤집을 수 있는 자리에만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칸이 아무리 많아도 규칙이 선택지를 좁히면 초반 갈래는 적어집니다.

그렇다고 오델로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중반으로 갈수록 선택지가 늘고, 무엇보다 한 수로 판이 통째로 뒤집히기 때문에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습니다. 판의 크기와 게임의 어려움이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AI를 만드는 방법이 달라진다

경우의 수 차이는 실제 구현으로 이어집니다. 슬롯플레이의 보드게임 AI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끝까지 읽는 방식 — 체스·체커·장기처럼 갈래가 상대적으로 관리 가능한 게임은 몇 수 앞까지 실제로 다 계산해 보고 가장 좋은 수를 고릅니다. 난이도는 얼마나 깊이 읽을지로 조절합니다. 어려움으로 갈수록 더 멀리 봅니다.

모양을 보는 방식 — 오목·바둑처럼 갈래가 너무 많은 게임은 전부 읽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대신 "이 자리가 얼마나 좋아 보이는가"를 점수로 매겨 고릅니다. 난이도는 가끔 일부러 좋지 않은 수를 두는 확률로 조절합니다.

쉬움 난이도에서 AI가 뜬금없는 수를 둘 때가 있는데, 그건 버그가 아니라 이 조절 방식 때문입니다.

판 크기에 따라 재미도 달라진다

  • 작은 판(틱택토·사목) — 금방 익힐 수 있고 한 판이 짧습니다. 잠깐 쉬는 시간에 좋습니다.
  • 중간 판(오델로) — 규칙은 단순한데 한 수의 영향이 큽니다. 역전이 자주 납니다.
  • 큰 판(바둑·오목) — 외워서 되는 게 아니라 감각이 쌓여야 합니다. 오래 붙잡을수록 늘어납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게임인지는 없습니다. 지금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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